※명계의 루페르칼리아 및 우그이스 전작들에 대한 강도높은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역대 우그이스 게임중에 처음부터 끝까지 평균적으로는 가장 재밌게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루쿠루에게 기대했던 점은 카미마호의 복선 회수 + 수장은화의 미친 전개 였습니다만,
아쉽게도 그에 미치진 못했습니다.
분명 단점은 많이 보완해왔는데 장점은 합치지 못하고 타협한 느낌입니다.
이 정도의 이야기로 만족해주세요, 같은 느낌.
그래도 파라레로보단 나은 평가를 내리게 됐다는게 다행이네요.
루페카리가 단순한 학원 순애물이었다면 히로인의 매력을 칭찬했을지도 모릅니다.
나머지는 어쨌든 메구리랑 리제는 귀엽거든요.
하지만 아쉽게도 말이죠.
사실상 현재 루쿠루의 작풍이 적립된 카미마호를 기준으로 봤을 때.
남매가 압도적으로 멋진 장면들을 독차지했던 카미마호를 제외하면, 그 뒤에 나온 게임들은 모두 조연의 임팩트가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위의 세 캐릭터. 라이라이, 후타바, 오보로는 기존 캐릭터들을 토대로 만든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라이라이는 파라레로의 료지.
후타바는 수장은화의 아카리.
오보로는 카미마호의 나기사를 말이죠.
물론 캐릭터의 포지션은 전혀 다른데 묘하게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게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실제로 카미마호-수장은화-파라레로 그리고 본작 루페카리까지.
개별 히로인 엔딩은, 주인공과 히로인의 연애라는 점에서는 분명 발전하고 있습니다만...
전체 이야기에서 개별 엔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예나 지금이나 제로수준입니다.
작중 가장 핵심이되는 반전이 밝혀지기 전의 나나나-리제 루트는 뒷내용이 궁금해서 스킵하고 싶은 심정이었고,
메구리-코하쿠 루트에 이르러서는... 애들이 얼마나 충격이었으면 현실도피를 하고 싶을까...
히로인 개별 루트에 돌입하는 선택지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던 수장은화를 제외하면,
굳이 개별 엔딩을 고수하는 이유를 저로서는 알 방법이 없군요.
일직선 엔딩 게임이 한두 개 있던 업계도 아닌데 말이죠...
사실 수장은화가 까일 부분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고평가하는 이유는,
'인어공주'라는 소재를 끝까지 잘 사용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루페카리 역시 까일 부분이 많았지만 메인 소재인 '연극'을 잘 사용했습니다.
이번에는 심지어 발전된 연출까지 말이죠.
반전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어쩌면 너무 정중하게 깔아놨던 카미마호보다, 반전의 수는 적지만 교묘하고 능청스럽게 복선을 깔아둔 루페카리쪽이 더 예상외였습니다.
실제로 위화감을 못느꼈으니까요.
Ever17이나 차륜처럼 폭력적으로 휘몰아치는 반전은 아니지만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반전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결국 트루루트에 대한 불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허구세계'가 끝난 뒤의 에필로그입니다.
작중 캐릭터들이 몰라야할 사실들, 즉 플레이어만 알아야할 정보들을 다같이 공유하고 있는 어색함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허구세계의 일을 선명히 혹은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처럼 모든 진실을 아는 건 아닌데 말이죠.
게다가 세와 미라이의 '연극'을 가져간 코하쿠가 에필로그 시점에서도 메구리의 라이벌?
너무 메데타시 해피 엔딩에 집착한 나머지 설정이 붕괴한 느낌입니다.
수장은화때 쿠레하여사님 뚝배기 안깼다고 욕먹었나..?
더 잔혹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군데군데 브레이크로 인해 어중간하게 멈춘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파라레로보다는 좋은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개인 취향적으로는 수장은화를,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로는 카미마호를 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수장은화 이상의 잔혹한 이야기를 카미마호 정도의 완성도로 써줬으면 합니다.
아쉬운 부분 이상으로 발전하는 부분이 많으니까 기대해도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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